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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Bin's Works Page

Story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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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 Feb 20, 2008
  • 13044

아기 시절 3살 이후로, 나는 바깥보다 안에서 놀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자연히 부모님을 비롯한 여러분이 사다주신 장난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방으로 하나 가득 쌓여있는 여러 가지 장난감을 뜯어도 보고, 부숴도 보고, 가지고 놀면서 자랐을 거다.

 

6살 되던 해, 그때는 국민학교니까,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로 5학년쯤 되는 영덕이란 친구(?)가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누구에게 형이라고 부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성격이라, 그냥 영덕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기억된다. 성과 얼굴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영덕은 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로 친구사이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끝나면 우리 집 대문에서 "영빈아~~ 노올자~~" 하고 불러대곤 하였다. 내 방에 있는 여러 가지 장난감과, 아들과 놀아준다고 어머니께서 간간히 주시는 맛있는 주전부리 때문이었으리라는 짐작이 간다.

 

아무튼, 나는 영덕이가 오는 것이 무척 좋았었고, 영덕이가 다니는 학교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번 빠지면 정신을 못 차리고, 앞 뒤 안 가리는 성격인 나는, 어머니께서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것을 주어도 영덕이 오면 같이 먹는다고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영덕이가 나타나면, 영덕아~ 영덕아~ 하면서, 그 맛있는 것을 입에 넣어주고, 영덕이 좋아하는 장난감 다 내어주고, 영덕이가 먹는 모습이랑 장난감 가지고 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자식은 하나도 먹지 않고 다른 녀석 입에 맛난걸 넣어주고 좋아하는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영덕이를 좋아하는 나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갔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줄 모르는 성격에, 급기야 영덕이을 자가 다도 부르는 잠꼬대까지 할 정도였다고 한다.

 

같이 놀아주는 것도 좋지만, 너무 집착을 하는 나의 성격을 걱정한 어머니는 날을 잡아, 영덕이에게 조용히 면담을 신청하신 모양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에게 설득하긴 힘들었겠지만,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잘 달래서, 거사(?)를 치를 준비를 하셨나보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의 방법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며칠 동안 기다리고 기다려봤지만, 영덕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지 않는다고 칭얼거리는 나를 보고도 어머니는 아무런 내색도 안하셨다. 하루는 영덕이를 기다리다 지친 저를 업으시면서 어머님은 영덕이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자신다. 어머니 등에서 기대에 부풀어, 골목으로 나간 나는 친구들과 팽이를 치고 있는 영덕이를 발견하였다.

 

영덕아~~~~~~

반가움에 목청 높여 영덕이를 불러보았지만, 어머니와 이미 약속한 영덕이는 아는 척도 안하였다.

 

영덕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영덕이를 한 번 더 불러보았지만 여전히 아는 척도 안하였다. 어머니를 재촉하여 영덕이 근처로 다가가 영덕아~ 하고 불렀을 때, 어머니의 사전 계획의 눈짓을 받은 영덕이는 냉정히 말하는 것이었다.

 

'영빈이 너랑 이제 안 놀아…….'

순간, 나를 업으셨던 어머니께서는 내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놀라셨다고 한다. 나의 몸무게가 갑자기 천근만근 무거워지듯이 축 늘어지더라는 것이다.

 

영덕이에게 이유를 묻기는커녕,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고 있던 나는 잠시 생각하더란다. 그리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머니에게…….

'영덕이 미워~~ 엄마. 집에 가자…….'

 

그 후…….

 

어머니와의 순간적인 약속을 잊은 영덕이는 학교가 끝나면, 우리 집으로 찾아와 여전히 밖에서 영빈아 노올자~ 를 외쳐대었지만, 또 그럴 때마다 반가움에 환한 웃음을 지었던 나는, 곧 침울한 얼굴이 되어 끝내 영덕이를 집으로 들여보냄을 허락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영덕이……. 아니 영덕이 형님…….

 

불가능 하겠지만, 만나볼 수 있다면……. 소주 한잔하면서 맛있는 안주를 입에 넣어주고, 영덕아~ 부르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영덕이 형님이 나에게 최초로 이별의 쓴 맛을 보여준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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