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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Bin's Works Page

Story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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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r 14, 2015
  • 431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그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하다.

 

약 이십여 년전 한국장애인미술협회의 초대사무국장 직책을 맡은 것이 장애인 단체와 회원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장애인이지만 비장애인 미술단체와 교류하고 그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해왔었다. 지금도 운영위원등을 맡고 있는 비장애 미술단체 세 곳과 장애인미술단체 세 곳에 몸을 담고 있다. 반반인 셈이다.

 

장애인 미술단체와 비장애인 미술단체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비장애인 미술단체 회원의 대다수는 어릴 때 미술이 좋아 선택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된 미술부 생활부터 시작하여 출발한 작가들이라 스승은 물론 선배나 후배들에게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물론 다른 일을 하다가 중간에 미술이 좋아 작가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도 역시 그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행동한다.

 

내가 이삼십 대 시절에 만나는 선배들은 일이년 선배라도 하늘 같이 어려웠다. 술에 취해 나름대로 진지한 예술철학을 혀 꼬부라진 소리로 장황하게 늘어놓아도 자세를 바르게 하고 경청을 해야 했다. 내가 후배의 작업실에 밤늦게 술을 들고 찾아가 같은 행동을 해도 후배는 싫은 내색을 하지 못하고 새벽까지 하품을 하면서도 버티고 경청했다. 물론 나의 행동이나 선배의 행동이 옳았다는 것이 아니다. 그 때는 선배가 그렇게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이제 한 갑을 앞둔 작가들도 예전의 기강(?)이 살아있음을 종종 본다. 몇 년 전 이야기이지만 가평 남송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고 근처 허수아비마을에서 세미나 겸 뒤풀이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인천에 사는 후배가 동참한 적이 있다. 후배라도 나랑 두어 살 차이나니 같이 늙어간다는 것이 맞겠다. 그 후배가 다른 후배를 데리고 내가 있는 방으로 술을 들고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마시니 금방 술과 안주가 모자랐다. 근처에는 술을 살만한 가게가 없고 이미 자정이 넘어 허수아비 마을 내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는 문을 닫은 상태이고 술을 마신 상태들이라 차를 운전할 수 도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림쟁이들의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고 그러기에 술이 더 필요했다. 그 때 인천에 사는 후배가 술과 치킨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새벽 2시가 가까워졌는데 말이다. 전화 건 친구도 그 시간에 전화를 받는 친구도 이상했지만 하여간 전화를 끊고 기다리면 술과 치킨이 온단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난 새벽 3시경, 노크를 하고 들어오는 남자의 손에는 술 몇 병과 치킨이 들어있는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내용인즉슨 찾아온 손님은 인천 사는 후배의 미술대학 후배이다. 서양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춘천에서 미술학원을 하고 있단다. 가평에서 춘천이 비교적 가깝다고 해도 새벽에 장사하는 통닭집을 찾아 사가지고 왔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가정을 가지고 있고 와이프 몰래 나오느라 힘들었다 한다. 잠시 이야기를 하고 그 후배는 곧 집으로 돌아갔다. 조금 과한 면도 있었지만 바로 이런 끈끈한 점이 미술을 하는 사람들의 선후배 관계이다.

 

이런 생각과 행동들이 나이 차이 별로 안 나는 선배들에게도 선생님, 선배님, 형님이라고 호칭하며 깍듯하게 모신다. 이 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그 사람에게 무엇을 배워서라기보다는 먼저 태어났다는 한자 그대로의 뜻이겠으니 선배님과 상통한다고 보겠다.

 

반면에 장애인 작가들은 웃기는 경우가 가끔 있다. 다 그런 것이 아니고 가끔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장애인이지만 어렵게 미술을 전공하고 선후배 관계 속에서 성장한 작가들도 많다. 하지만 중간에 장애를 입은 소위 중도 장애 작가들 중 일부는 싸가지가 없다. 미술의 비전문가인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잘 그린 것이라고 하니 자신이 대단한 작가라도 되는 듯 착각을 하고 안하무인격인 경우가 웃긴다.

 

하긴 장애인 미술협회를 만들 때 어렵게 입수한 장애인 미술대전에 출품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고 가입권유를 위해 전화를 했었을 때, 협회에 가입하면 뭐 주냐고 묻는 사람이 몇 명 있었으니 한심한 것을 떠나서 이런 지력뿐이 안 되는 것을 개탄한 적이 있다.

 

웃기는 호칭이란 제목의 설명을 위해 장황히 늘어놓았나 보다.

 

미술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의 일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중도 장애를 입었다. 그리고는 미술을 시작했다.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 년에 두어 번 전시장이나 행사 때 만난다. 나랑은 나이 차이가 십 년 이상이라고 알고 있다. 처음 만난 이후 서너 번 만날 때 까지는 나에게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쓰며 무엇을 부탁하는 건지는 몰라도 잘 부탁한다고 하였다. 나도 아무개 씨로 부르면서도 말은 낮추지 않고 존댓말을 하였다.

 

그런데, 한 번은 누가 뒤에서 영빈씨 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내가 아닌 나랑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을 부르는 줄 알았다. 더 크고 뚜렷하게 영빈씨 라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그 사람 아닌가? 순간 그런 상황에 익숙해 있지 않은 나의 뇌리에는 여러 생각들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이 선배님이라고 불렀다가 영빈씨라고 부르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첫 째는 저 사람이 장애를 입을 때 머리도 조금 다쳐 나에게 선배님 잘 부탁드린다고 머리를 조아리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나의 이름은 기억하는 것을 보면 머리를 다친 것 같지는 않다.

두 번째는 처음 나를 볼 때는 별 볼일 있는 것 같이 보였지만 세월이 흘러가도 별 볼일이 없고 자기가 부탁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따라서 선배님이란 호칭은 생략한다. 물론 나는 그 작자가 뭘 부탁한지도 모른다.

세 번째는 이것저것 이유 없이 만만해 지니까 그렇게 부른다. 아님 지가 조금 높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옛날 성격이 살아있었다면 자네, 날 부른 건가? 다시 한 번 불러보게. 라고 야단을 치고 똑 같은 호칭을 불렀다면 씨 자가 끝나기 전에 싸대기를 얻어 맞았을 것이다. 한번 선배는 영원한 선배이고 한번 형님은 영원한 형님이다.

 

자기가 이용할 만하면 선배님이고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누구씨 이던가? 한심한 인간이 아닐 수 없다. 씨 라는 호칭은 자신과 나이가 같거나 아래인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고 방송 등 대중 매체의 대중이 보고 있을 때 누구를 호칭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다.

 

또는 이성간에 나이차이가 있어도 씨 자를 붙이는 것은 허용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 꼴리는 대로 주인장을 사장님이라고 불렀다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하고 무엇이 다른가. 차라리 처음부터 나에게 씨 자를 붙였거나 선배님 소리를 안했으면 했을 것이다.

 

기분이 좋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고 그 와의 관계는 좋아질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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