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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c 08, 2011
  • 26548

<개인전 도록에 실린 글>

 

 15번째의 개인전 (Booth 개인전 6회 포함)을 맞이하여 감회가 새롭습니다. 매 번 개인전을 할 때마다 주제가 달랐습니다. 이 번 개인전의 주제는 Emotion (感性)입니다. Naver의 국어 사전에 의하면

 

   명사 1.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

            2. <식물> 식물에 자극을 주었을 때, 자극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일부 기관이 일정한 방향으로 운동을 일으키는 성질.

            3. <철학> 이성(理性)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능력.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번 전시 주제의 Emotion(感性)은 바로 3번 정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 자체를 추상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은 극히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만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제가 재채기를 하고 있다면 재채기를 하는 이 순간은 곧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과거 속의 한 정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제가 쓰고 있는 이 글도, 이 글자가 이 종이 위에 써지는 순간 바로 과거로 들어가 시간과 함께 지난 일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저는 제 노트에 '삶은 추상이다. 누구나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고 다가 올 시간을 유추한다. 현실의 순간은 찰나이다.' 라고 적어놓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되새기고 다가올 시간을 미리 가늠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추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삶의 표상은 하나의 상징(象徵)입니다.

 

 수잔 K. 랭거(Susanne K. Langer)는 정신활동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활동은 본질적으로 상징성을 지닌다고 믿고, '예술은 인간의 감정을 상징하는 형식들의 창조'라고 정의합니다. 상징은 지각된 경험을 명료화시킨 결과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으로써 관념이나 개념을 소통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관념이 명료화되는 과정을 '변형(Transformation)'이라고 부르는데, 변형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상'작용입니다. 즉, 상징이란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추상을 행할 수 있는 일종의 고안품이라고 정의합니다. 하나의 상징은 추상을 수단으로 해서 인간의 '감정(Feelings), 감성(Emotion)'을 표현합니다.

 

 이 번 전시에서는 100호 7점, 변형 80호 3점, 10호 5점, 2호 16점, 그리고 기본 기하모형의 입체물 4점으로 총 35점을 가지고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발전하는 문명(Digital)속에서 사라져 가는 듯 한 인간성(Analog)을 각종 전자 제품 부속을 가지고 화면을 구성한 것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그것들의 전, 후를 표현한 작품, 그리고 인간의 감성을 나타낸 작품들을 걸었습니다.

 

 다른 해보다 비가 많이 내렸고, 무더웠던 올 여름, 그림들과 싸웠던 것이 불과 두어 달 전인데, 어느 덧 가을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수년간 계속해서 전시를 지원해 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복권위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옆에서 묵묵히 큰 작품들을 옮겨주고 도와주는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는 바입니다. 부디 전시장에 오셔서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가을에    김 영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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