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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Bin's Works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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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존재>

 '인간' 이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한 관심의 화두이자, 예술적 영감의 근원이다. 특히 인간성의 소외가 문제시되는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실존이 중시되고 그 존재의 의미가 크게 부각되며, 예술적으로도 중요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이 갖는 근원적인 존재감이 미술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작품은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로는 방병상, 이석주, 곽덕준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이들 작품은 대중사회 속의 일상적 자기존재의 탐구가 관심사이다. 여기서 대중이란 일상성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주변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별 의미없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우리가 공공의 교통기관을 이용하고 신문을 이용할 때, 주변인들은 그냥 타자이며 나 역시 그런한 타자 중의 일부일 뿐이다. 이것을 반영한 작품으로, 도심 속의 군중 또는 군중과 개인의 관계을 다루고 있는 방병상, 거리나 주변에서 마주친 상황의 단면을 떼어내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화면에 담음으로써 인간이 처한 소외의 상황을 일깨워 주는 이석주, 무의미 시리즈에서 사각형 속에 색상 없는 인물들을 고집스럽게 반복하고 있는 곽덕준 등의 작품이 있다.

 

 두 번째 부류로는 박성태, 정종미, 최광호 등의 작품이 있는데 이들은 인간의 존재성을 고립적으로 바라보고 자기응시를 나타낸다는 점을 특색으로 한다. 사람들은 반복된 일상적 삶을 살아가다 문득 그 세계가 무의미해짐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불안을 느낀다. 불안의 대상은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며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자각하게되는 것이다. 즉 인간은 이러한 불안, 자기 부정을 통해서 참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실존적 계기가 된다. 이런 작품으로 인간이라는 근원적 존재에 대한 작가의 사색을 담음으로써 경건함마저 느끼게 하는 박성태, 상세한 디테일이 생략된 인물을 통해 실존적인 인간의 모습을 상기시키는 정종미, 극도로 절제된 표정에서 절실한 삶의 모습이 배어나오는 최광호 등의 작품이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로는 인간의 실존성 확인과정의 하나로 신체성에 주목한 작업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정신적 측면을 강조하기 보다는 현대 미술가에게서 발견되는 미술의 고유한 범주이다. 미술가들은 신체 자체가 본질적으로 실존 그 자체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재의 투영으로써 신체성이 반영된 작품들을 제작해왔다. 이럴 때 회화의 표현은 몸짓이 구체화되는 장소이며 미술가는 순수한 행위 속에서 해방감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작품으로는 점을 통해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이우환, 이미지를 과감히 지워버리는 붓질과 드리핑으로 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볼프 포스텔등이 있다.

 

 <'자연·원형>

 우리 미술에서 자연(自然)은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왔다.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삶의 터전이자 영원한 경외의 대상이었으며, 작가에게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근원이자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 주는 주요한 매개체였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작가는 자연과 인간을 연관된 존재로서 인식하였으며, 자연에 내재된 기운과 변화의 근본적 이치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현대를 살고있는 우리 미술가들이 자연을 어떠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그 본질에 접근하고자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마련되었다.

 전시작품은 자연에 내재된 영원성의 표현에 관심이 있는 작품, 자연형상을 조형적으로 환원하려는 작품, 그리고 자연묘사에 있어 전통 문인화기법에 관심을 가지는 작품등이 있다.

 

 먼저 자연을 통해 영원성을 표현한 작가로는 도윤희, 이기영, 김유선을 들 수 있다. 도윤희는 숲의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변하지 않는 지속성을 표현하고 있고, 이기영은 한지 위에 호분을 바르고 먹을 칠해 씻겨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마치 오래된 벽화 같은 꽃의 이미지를 만나게 한다. 김유선은 자개를 이용해 우주의 섭리, 시간과 공간의 영원성 등 철학적 사색을 드러냄으로써 시간을 초월한 신비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연을 관념화시켜 조형적 요소로 치환한 경우로는 하상림과 정광호를 들 수 있다. 하상림은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을 선과 무채색 등 조형적인 요소로 변환시키고 있으며, 정광호는 가는 동선을 용접해 부드러우면서도 형태 변용이 가능한 잎의 형태를 만들어 기존의 조각개념을 탈피하고 있다.

 

 자연묘사에 있어 문인화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작가로는 윤명로와 차규선을 들 수 있다. 윤명로는 캔버스 대신 수용력이 강한 무명에 먹과 아크릴로 동양적인 준법을 연상시키는 필선을 보여주고 있으며, 차규선은 백자토를 캔버스 위에 바르고 그 재료가 굳기 전에 재빨리 형태를 그려 내어 마치 현대적인 문인화를 연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림자라는 허구적인 이미지를 화면에 표현함으로써 현실과 환영이라는 회화의 본질적인 구조에 팀익하고 있는 곽남신, 식물을 소재로 캔버스에 일정방향으로 붓질을 해서 이미지를 흐리게 함으로써 시간의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석철주, 캔버스 뒷면에 아크릴 물감을 뿌려 배어 나오게 한 뒤 앞면에 물감 및 먹을 흘림으로써 번지는 효과,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색감, 여백을 통해 동양적인 미감을 전해주는 이지은, 나무와 철, 돌 등 자연의 재료에 최소한의 조작을 통해 자연의 본성 및 원형을 추구하는 이재효가 있다. 또 김호득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의 의미 처럼 어떤 거대 담론을 담기보다는 일상적인 존재와 그린다는 기본에 천착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에 의해 재해석된 자연을 감상하고 공감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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